배아 자궁 착상 관여물질 확인-영양막 발현



영양막 발현 '실렉틴' 매개로 자궁벽 부착





배아의 자궁 착상에 관여하는 물질이 확인돼 불임 치료나 피임제 개발에 진전이 기대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학(UCSF) 해부학·제약화학과의 수전 피셔 박사 등 연구팀은 '사이언스'(Science) 17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포배(전착상 배아)의 영양막 세포가 발현하는 '실렉틴'(L-selectin)이 배아와 자궁내막의 초기 상호작용에 핵심 매개물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배아 영양막의 자궁벽 부착은 착상과 태반형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첫 단계이지만, 그 분자적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백혈구가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 멈춰 염증 부위의 혈관벽에 부착하는 것은 백혈구 표면의 실렉틴이 혈관 내피에 코팅된 탄수화물과 결합하기 때문이란 사실에 착안한 연구팀은 모체·태아 경계면에서 실렉틴의 발현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자궁이 포배 착상에 가장 수용적인 기간을 전후해 자궁내막 생검을 실시해 분석했다. 그 결과 착상 수용기 동안에 자궁 상피세포가 탄수화물(실렉틴 올리고당성 리간드)을 다량 생성하고 포배 영양막은 L-실렉틴을 발현했다. 이들 탄수화물과 L-실렉틴 분자가 서로 작용해 배아가 자궁벽에 부착하도록 끈적끈적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궁 내부와 같은 조건 하에서 실험했더니 L-실렉틴과 결합하는 탄수화물로 코팅한 라텍스 구슬이 영양막 세포와 결합하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허성렬 기자 srhuh@bosa.co.kr

(Update: 2003년 01월 21일)